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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백조의 호수

살아있는 신화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볼쇼이 버전



발레 <백조의호수>는 수많은 안무자에 의해 다양한 버전으로 탄생했지만 다른 <백조의 호수> 버전과 달리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은 1막과 2막에 추가된 ‘악마와 왕자의 남성 2인무’와 '광대의 36회전', 궁정의 왈츠군무 (어떤 관객은 이 부분 때문에 그리가로비치 버전을 택한다고 한다), 2막 각 나라 공주의 춤에 새로 삽입된 '러시안춤'과 기존 버전보다 솔리스트들의 기량이 더욱 보강된 민속춤의 묘미는 주역의 춤이나 백조 군무 못지 않게 관객들의 많은 박수를 받는 부분이다.

특히 안무자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기존 <백조의 호수>에서는 단순한 악마에 불과했던 로트바르트를 지그프리트 왕자의 무의식을 좌우하는 천재적인 존재로 묘사하여 '운명(악마)과 사랑(왕자)'의 치열한 싸움을 그림으로써 우리가 동화로만 알던 <백조의 호수>를 심리 묘사에 충실한 낭만 소설의 경지로 올려놓았다. 때문에 무용수들에게 그 어느 <백조의 호수>보다 치열한 긴장감과 뛰어나고 깊이 있는 연기력을 요구하고 있다.

비극과 해피엔딩이라는 두 가지 결말 중 국립발레단 공연에서는 관객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해피엔딩을 택했다.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이를 위해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의 빠르고 경쾌한 풍을 살리는 방향으로 악보를 전면 재편집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1963년 37세의 젊은 나이로 볼쇼이 발레단의 예술감독이 된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인 차이코프스키를 위해 <차이코프스키 발레>라는 이름으로 그가 작곡한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인형’ 등을 작곡가의 원래 의도에 맞게 재안무하여 성공을 거둔다.

1969년 그리가로비치가 재안무한   <백조의호수>는 그동안 우리가 많이 봐왔던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이나 영국 로열발레단 등의 <백조의호수>와 비교해 볼 때 내용이나 안무 스타일이 매우 다르다.

가장 큰 특징은 악마 로트바르트에 대한 해석이다. 다른 버전에서는 지그프리트 왕자와는 별개의 인물인 악한 마법사로서 표현되지만 그리가로비치 버전에서는 이 악마가 지그프리트 왕자의 또 다른 내면, 즉 ‘악의 근성’이라고 표현된다.

지그프리트 왕자와 백조 오데트는 우리들의 선한 면과 사랑을, 악마와 흑조 오딜은 악한 면과 운명을 상징하는데 이 상반된 성격들이 한 인간 속에 존재하여 상황에 따라 그 힘이 변화하기 때문에 그리가로비치의 <백조의호수>를 보는 관객들은 누가 나쁘고 좋고를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왜냐하면 둘 다 우리들이 갖고 있는 본성의 일면이기 때문이다.


[공연일시] 2010년 12월 7일 ~ 12일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관람료] VIP 10만원 / R 8만원 / S 6만원 / A 4만원 / B 1만원 / C 5천원 + 만5세 이상 입장 가능
[문의] 02)587-6181

201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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