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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 .SYS - 선택되지 않은 시간

트러스트무용단의 2010 신작
.SYS - 선택되지 않은 시간


이 작품은 10년 전 몽골에서 보았던 황량한 초원의 풍경으로 시작된다.

마른 먼지 바람이 소용돌이치는 초원에 행색이 남루한 한 사내의 흔들림 없는 시선, 그리고 낡은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음악은 몽골의 전사들의 용맹성을 노래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우리가 바라는 과거와 미래는 없다.
화려한 전성기의 옛 성터조차 흔적이 없다.
강물의 흐름조차 바꿨다던 몽골제국의 미래는 낡은 건물들의 균열 이상 희망도 없어 보였다.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몰라도 늘 지평선을 향하여 고삐를 늦추지 않는 용맹스런 전사가 그 곳에 있었다.
그들은 해가 뜨면 하루를, 해가 지면 어제를, 달을 보고 한 해를, 별을 보고 미래를 본다.

우리는 빛이나 소리와 달리 우리는 시간을 감지할 명확한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 시간을 감지하기 위해 시작과 끝을 과거와 미래로 대치하여 그것을 시스템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의 필요에 시스템은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 시스템에는 과거와 미래만이 있을 뿐 현재가 빠져 있다. 시스템은 우리의 존재적 아픔을 잘 알고 있다.

지친 인류와 환경에는 오래된 미래라는 이름의 인위적 과거로의 위로가 되며. 하루하루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이에게 미래는 희망이라는 이름과 다름 아니다.

하지만 오늘의 시스템은 사라졌어야 할 화석을 세워 거룩하게 하고, 죽지도 않은 생명을 살리겠다하고 보란 듯이 죽이는 것도 모자라 눈뜬 채 강탈당해야만 하는 무기력한 현재를 우리에게 남겼다.

트러스트의 신작 [ .SYS - 선택되지 않은 시간]은 시스템이라는 틀 안에서만 존재하는 실존의 아픔을 위로하고, 공간에 현존하는 생명으로서 스스로의 삶이 시간과 더불어 회복될 것에 관한 몸의 메시지이며, 지각되지 않는 사건들의 저장 공간으로서 몸이 아닌 찰나에 몸으로 드러나는 시간의 경계를 살아가고자 하는 용맹스런 사람들의 이야기다.


[공연일시] 2010년 12월 21일(화)∼ 24일(금)
[공연장소]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 (2F)
[관람료] 일반 20,000원, 학생 15,000원
[문의] 02)879-0613

201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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