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보도사진 부문은 1942년부터 시상을 시작해 68년 ‘특종 사진’ ‘특집 사진’ 두 분야로 나뉜 뒤 오늘날까지 이어져온 지구촌 뉴스 사진의 하이라이트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의 가장 따끈따끈한 순간을 잡아낸 사진은 인간사의 극한을 기록하는 동시에 인류의 양심에 경종을 울려왔다.
퓰리처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캐롤 구지는 “사진기자란 생명을 걸고 오지로 떠나는 선교사와 같다”고 비유했다. 90년 수상자인 마이클 매커는 “본능적으로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해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68년 연륜을 자랑하는 이 퓰리처상 보도사진 수상작 145점이 한국에 온다. 22일부터 8월 29일까지 중앙일보 주최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퓰리처상 사진전-캡처 더 모멘트(Capture the Moment)’다. 제목 그대로 결정적 순간을 사진 한 장으로 움켜쥔 ‘순간의 역사, 역사의 순간’이다. 1942년부터 2010년까지 국세사회의 굵직굵직한 이슈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사진들을 죽 훑어보는 것만으로 현대 세계사를 이미지 파일로 정리하게 된다. 다큐멘터리의 정신이 살아있는 사진 작품을 감상하며 시사 상식과 인류사의 궤적을 꿰는 셈이다. 사진마다 해당 장면에 대한 설명과 함께 사진기자가 당시의 상황을 회고한 인터뷰가 붙어있어 더욱 생생한 역사 체험이 된다.
이번 전시를 보러 한국을 찾는 맥스 데스포(97) 기자는 두툼한 군용장갑을 꼈는데도 손가락이 곱아 겨우 8장 밖에 찍지 못했던 그 추운 한국의 겨울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철교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피난민을 보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 아프고 쓰라린 기억의 전쟁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마지막 전쟁이 되기를.”
[전시 일시] 2010년 12월 9일(목) ~ 2011년 2월 22일(화) * 평일 개관 10시~17시 / 주말 개관10시~18시
[전시 장소] 목포문화예술회관 전시관
[관람료] 성인 10,000원 / 청소년 8,000원 / 어린이 6,000원 / 5인가족권 35,000원
[문의] 061)270-9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