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력 1월 15일은 1년 중 달이 가장 밝고 크게 빛나는 날이라 하여 달을 보며 제각기 소원을 비는 날이다. 당신은 정월 대보름 한국에서 무슨 소원을 빌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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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조상들은 달이 밝은 밤을 신비롭게 여겼다. 특히 보름날 밤에는 둥근 달을 보며 더욱 흥겨워했다. 그래서 일 년 중에서도 첫 번째 찾아오는 보름(음력 1월 15일)은 더욱 소중히 여겨서 “대보름” 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정월 대보름날 뜨는 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기도 했다. 그래서 농부들은 풍년이 들기를 빌곤 했다.
정월대보름에는 아직까지도 다양한 풍습이 남아 있다. 먼저 대보름 전날의 세시민속으로 ‘아홉 차례’라는 것이 있었다. 무슨 일을 하건 아홉 번을 해야 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이날 빨래를 하면 아홉 가지의 빨래를 해야 하고, 벌을 받아도 아홉 번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날 먹는 음식으로 다섯 가지 곡식으로 지은 밥인 오곡밥도 아홉 번 먹었다. ‘9’라는 숫자를 행운의 수 ‘3’이 세 번 곱해진 큰 행운의 수로 여긴 까닭이다.
정월 대보름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땅콩이나 호두를 깨무는 풍습이 있다. 이를 “부럼 깐다”고 하는데, 부럼은 딱딱한 껍질로 된 과일을 뜻한다. 호두나 잣, 땅콩 같은 것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렇게 부럼을 깨무는 이유는, 요즘은 먹을 것도 다양하고 좋은 음식도 많아 부스럼이 나지 않지만 옛날에는 영양 상태가 좋지 않다 보니 피부에 버짐이 피기도 했다. 그런데 땅콩이나 호두 같은 열매에는 그런 부스럼을 막아주는 영양소가 쌀보다 수십 배나 많이 들어 있어 아이들에게 이것을 미리 먹여 일 년 동안 피부병에 걸리지 않게 하려고 했다.
대보름에는 더위를 파는 풍습도 있다. 아침에 처음 만난 사람의 이름을 불러 상대방이 대답하면 곧 ‘내 더위 사가라’고 말하는 풍습이다. 이렇게 더위를 팔면 1년 동안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믿었다. 그런데 이름을 불렀을 때 상대편이 더위 판다는 것을 미리 알아차리고 ‘내 더위 사가게’ 하면 도리어 이쪽에서 더위를 먹게 된다. 더위를 먹지 않아야 여름에 건강을 유지하고 행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아이들 사이에 성행되고 있다.
또 대보름에는 이른 아침에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고 해서 모두 술을 한잔씩 마시기도 한다. 이 술은 귀가 밝아질 뿐 아니라 1년 동안 좋은 소식을 듣는다고도 전한다. 그밖에도 대보름에는 ‘액연’이라 하여 나쁜 기운을 날려보내는 연을 날리기도 하고, 쥐불놀이라 하여 밤에 횃불을 들고 들에 나가서 밭둑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대보름의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오곡밥과 나물이 있다. 오곡밥은 찹쌀, 찰수수, 팥, 차조, 콩등 다섯 가지 종류의 곡식을 섞어 만든 밥이다. 또 나물은 호박이나 가지, 시래기, 곰취 같은 나물들을 손질해서 겨울 동안 잘 말렸다가 대보름날이 되면 이 나물들을 삶아서 기름에 볶아 먹기도 한다. 특히 대보름날에는 여러 집의 오곡밥을 먹어야 좋다고 해서 남의 집을 다니며 일부러 걸식을 해서 많은 집의 밥을 먹는 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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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7-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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