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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원한 신앙의 쉼터, 절두산 순교지

한강변에 우뚝 솟은 봉우리의 모양이 누에가 머리를 든 것 같기도 하고 용의 머리 같기도 하다고 해서 잠두(蠶頭) 또는 용두(龍頭)로 불리던 봉우리가 절두산(切頭山)이 된 데에는 가슴 시린 아픔이 있다.
현재 절두산 순교기념관이 위치한 곳은 양화나루(楊花津) 윗쪽의 잠두봉이다. 이곳 양화나루는 용산쪽 노들나루에서 시작된 아름다운 풍경이 밤섬을 돌아 누에 머리처럼 우뚝 솟은 이곳 절벽에 와 닿고 마포 나루를 향해 내려가던 곳으로, '버드나무가 꽃처럼 아름답게 늘어진 곳'이었다. 그래서 풍류객들이 산수를 즐기고 나룻손들이 그늘을 찾던 한가롭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도성에서 김포에 이르는 나루터 양화진(楊花津)을 끼고 있어 더욱 명승을 이루었던 곳으로, 중국에서 사신이 오면 꼭 유람선을 띄웠다고 전해져 온다. 이곳 잠두봉 명승지와 양화나루는 1997년 11월 11일에 사적지 제399호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병인년인 1866년 프랑스 함대가 양화진까지 침입해 오자 대원군은 "양이(洋夷)로 더럽혀진 한강물을 서학의 무리들의 피로 씻어야 한다." 며 광기 어린 박해의 칼을 휘두른다.
자신의 쇄국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무자비한 살육을 자행함으로써 당시 절두산에서만 무려 1만 명의 신도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추산된다.
이 때부터 이곳은 양화나루나 잠두봉 등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려질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불려진 이름이 절두산(切頭山)이며, 수많은 순교자들의 피로 얼룩진 탓에 그 의미가 더 크다.

선참 후계(先斬後啓), 즉 천주교 신자는 '먼저 자르고 본다.'는 식으로 무명의 순교자들이 아무런 재판의 형식이나 절차도 없이 머리를 떨구었고, 그래서 30여 명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당시 대원군은 일부러 천주교도들의 처형지를 이전의 서소문 밖 네거리와 새남터 등에서 프랑스 함대가 침입해 왔던 양화진 근처, 곧 절두산을 택함으로써 침입에 대한 보복이자 '서양 오랑캐'에 대한 배척을 표시했다.
1868년 남연군 무덤 도굴 사건, 1871년 미국 함대의 침입 등의 사건은 대원군의 서슬 퍼런 박해에 기름을 퍼붓는 꼴이 되어 살륙은 6년간이나 계속됐고 병인박해는 한국 천주교회 사상 가장 혹독한 박해로 기록된다.

1966년 병인박해 1백주년을 기념해 그 옛날 수많은 순교자들이 머리를 떨구었던 바로 그 자리에 순교 기념관이 섰다. 우뚝 솟은 벼랑 위에 3층으로 세워진 기념관은 우리 전통 문화와 순교자들의 고난을 대변해 준다. 접시 모양의 지붕은 옛날 선비들이 전통적으로 의관을 갖출때 머리에 쓰는 갓을, 구멍을 있는 수직의 벽은 순교자들의 목에 채워졌던 목칼을, 그리고 지붕 위에서 내려뜨려진 사슬은 족쇄를 상징한다.

웅장하게 세워진 절두산 기념관은 순례 성당과 순교 성인 28위의 성해를 모신 지하묘소 그리고 한국 교회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수많은 자료와 유물들이 전시돼있는 전시관으로 나뉜다.

기념관에는 초대 교회 창설에 힘썼던 선구 실학자 이벽, 이가환, 정약용 등의 유물과 선교자들의 유품, 선교자들이 옥고를 치를 때 쓰였던 형구(刑具)를 비롯해 갖가지 진귀한 순교 자료들이 소장돼 있다. 그 중에서도 두번째 신부였던 최양업 일대기 31점과 유중철 요한 이순이 루갈다 동정부부 일대기 27점은 귀중한 자료로 꼽힌다.
기념관 광장에는 김대건 신부의 동상, 오타 줄리아의 묘, 박순집의 묘, 남종삼 성인의 흉상과 사적비 등이 마련돼 있기도 하다.

이처럼 역사의 흐름 속에서 절두산이란 이름은 순교자들의 혼과 넋을 담은 곳으로 남겨졌으며,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영원한 성지로 기억될 것이다.

위치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96-1 절두산 순교기념관
찾아가는길 지하철 2호선을 이용 합정역에서 하차하여 합정동 동 로터리에서 당산 철교 쪽 길을 따라 5-6분 정도 걸으면 철길 옆으로 절두산 성지가 나타난다. 인근에 외국 선교사들이 묻혀 있는 외국인 묘지가 있다.
문의 절두산 순교기념관 02-3142-4434
200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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