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은 수천년을 이어 내려온 한국의 대표적인 집으로 그 모양새와 성격이 자연 친화적이며 한국인의 정서에 가장 걸맞는 건축물이다.
흙, 나무, 돌 등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주된 재료로 써서 만드는 한옥은 공해를 유발하지 않고 재생이 가능하며 재료가 썩기 때문에 폐기물도 발생시키지 않는다. 또 한옥의 주된 재료로 쓰이는 흙은 단열성이 뛰어나 한여름 뜨거운 햇빛은 차단한다.
서양의 콘크리트 건물과 구별되는 과학성이 담겨있는 한옥은 수 백년이 지나도 견고하기 때문에 세계의 건축가들로부터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한옥에는 마루와 온돌이 연결되어 있어 여름은 시원하게, 겨울은 따뜻하게 지낼 수 있고 지붕의 처마 길이로 일조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과학성이 숨어 있다.
온돌은 추운 북쪽 지방에서 시작된 것이고, 마루는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남쪽 지방에서 시작된 것이다.
온돌은 추위를 견디기 적합하고 따라서 폐쇄적인 공간을 이루고 있으며, 이와 반대로 마루는 땅바닥으로부터 일정한 높이를 갖게 돼 습기를 막을 수 있고, 또한 개방적이어서 시원하게 지낼 수 있다.
목재로 만드는 마루는 여러 가지 기능이 있으나 여름철에 무더위를 식히는 피서 공간으로서의 기능이 잘 쓰이고 있다. 옛날에는 주로 큰 행사를 치를 때 이용되었으나 후대로 오면서 거실을 겸한 휴식 공간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온돌의 시초는 움집에서 시작되었다. 북쪽 지방의 지독한 추위를 막기 위해 지하 1∼1.5m가량 되게 구덩이를 파고 그 위에 구들(방을 따뜻하게 하는 장치)을 놓은 다음 그 아래에 불을 피워 추위를 막았다.
아궁이(불을 때기 위하여 만든 구멍)는 구들보다 낮은 위치에 만들어 불이 잘 들어갈 수 있게 하였다.
아궁이에 지핀 불로 구들과 땅바닥 사이의 통로로 뜨거운 공기가 지나는 동안 구들이 데워져 방바닥과 방 공기를 덥게 해 주었다.
적절히 냉난방의 조화를 이룬 온돌과 마루의 구조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사계절의 자연을 거스르기 보다는 순응과 함께 더위와 추위를 이겨내는 지혜를 담고 있다.
처마는 지붕이 벽면과 만나 밖으로 내밀어진 부분을 말한다. 한옥에서 처마는 많이 빠져나와 있어서 여름에는 햇볕을 막아주고 겨울에는 반대로 햇볕이 길게 들어올 수 있도록 고려했다. 한국인들의 좌식 생활에 맞추어 설계된 한옥은 짜 맞추는 고급기법을 써서 건축되며 땅속에 박지 않고 초석에 나무를 박아서 건축하게 된다. 때문에 지진에 강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서양인들에게서 보기 힘든 한국인들의 좌식 생활은 꽤나 위생적이어서 최근에는 서양에서도 표방하는 생활습관이다. 현재 볼 수 있는 한옥의 형태는 대부분 임진왜란 이후의 집이다. 시대마다 한옥의 형태도 변화해 고려시대에는 화려하고 불교적인 색채가 강했으며 조선 후기에는 근검 절약하는 집의 형태를 보인다.
지붕에 얹는 자기도 단순히 집의 재료를 넘어서 노랑, 녹색, 청색, 적색등의 기와를 사용, 장식의 기능을 해냈다.
서울에서 한옥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운현궁, 국민대학교내 있는 한규설 대감집, 남산의 한옥마을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