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도자기는 천년 이상의 역사 속에서 다양한 기형과 빛깔, 문양 그리고 장식 기법을 창안하여 왔으며 이는 세계 도자사상 그 어느 나라보다 독창적인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고려와 조선의 도공들이 지녔던 이러한 창조적인 지혜와 다양한 예술 정신은 현재 도자기의 전통이 강한 경기도 이천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처음 토기가 발생한 때는 이집트, 서아시아, 인도, 중국과 비슷한 기원전 6,000∼5,000년경이다. 당시 한국에서 만들어진 토기는 서아시아와 중국의 채문도기 문화와는 계통을 달리하는 빗살문토기문화로 한반도 전역에 넓게 분포하면서 발전을 거듭하였다.
기원전 1,000년경부터는 한반도에 중국도자의 영향이 미치기 시작하면서 그 이후부터 한국의 도자는 중국의 도자와 함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세계 도자문화에 선구적 위치를 갖게 되었다. 기원전 300년경부터 도기의 질도 다양화되고 용도도 다양화되어 일상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원료의 것보다 높아졌다. 한국에서 청자를 만든 때는 9세기 중엽이었는데, 중국 도자의 새로운 기술을 수용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었다.
청자에 백자가 만들어지고 11∼12세기에 와서 고려 도자문화의 절정기를 맞게 된다. 한국의 독자적 창안인 상감기술이 개발되고 유약에서 산화동에 의한 붉은 색 발색을 최초로 내게 되는 등 고려인의 독창성은 세계 도자문화를 윤택하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조선시대의 전기인 15∼16세기는 분청이라는 특별한 자기를 제작하였다. 분청은 회청색의 몸체에 백토를 바르거나 문양을 긁어내거나 산화철로 그림을 그린 것으로 한국인의 독자적인 창안에 의한 이채로운 심미감을 지니는 것이다.
분청과 함께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것은 역시 백자였다. 백자는 이미 고려시대 초기부터 만들어졌지만 조선시대에 와서 크게 성행했다. 백자에는 회청을 안료로 그림을 그린 청화백자와 철화백자 등이 있으나 어느 것이나 다 백자의 큰 범위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한편 선사시대부터 꾸준히 만들어져 오던 큰 항아리 등은 제작기술의 변화에 따라 점차 질적 향상을 거듭하여 옹기하는 한 분야를 개척하였다. 옹기는 고려시대까지는 대부분 유약을 씌우지 않는 경질도기에 머물러 있었지만 유약의 사용이 일반화되는 고려시대 말기나 조선시대 초기에 와서 거대한 크기의 옹기에도 유약이 씌워지고 한국인의 일상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필수품이 되어있다.
청자
12세기는 고려 청자의 절정이었는데, 당시 고려인들은 청자의 표현하기 어려운 신비로운 색에 대하여 비색이라 하여(비취옥의 색과 비슷하다고 하여) 모든 물건 중에 으뜸으로 귀하게 여겼으며 그러한 비색청자는 열 개 중에 하나를 뽑아낼 수 있을 만큼 만들기 어려웠던 것이었다.
청자의 아름다움은 맑고 신비로운 비색과 함께 유려한 형태에 있다. 대부분의 미술 감상자들이 한국미술의 특성을 말할 때 고려청자의 유려한 선에서 한국미술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을 만큼 청자의 조형미는 한국의 조형미를 대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선의 아름다움은 당시 고려인의 독창적인 조형감각이 표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선의 특징은 중국도자기의 대담하고 양감이 넘치는 풍만한 것이 아니라 강하지도 않고 허약하지고 않은 세련된 균형의 조화에서 비롯된 것이며 다른 나라의 도자기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조형미이다.
백자
백자에는 소문백자, 음각백자, 상감백자, 청화백자, 철화백자, 동화백자 등 문양을 넣는 재료와 기법에 따라 구분되고 있다. 가장 많이 만들어진 것은 문양과 장식이 없는 순백의 소문백자이며 장식이 있는 경우도 최소한으로 절제하여 사용되었기 때문에 조선의 백자가 지향하는 조형미는 간결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 백자에 나타나는 절제의 미는 조선인들이 지향하고 있었던 엄격한 성리학적 정신세계와 검소,검약을 숭상하는 시대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