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담긴 흙인형 - 토우
세계각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토우는 시기와 지역에 따라 그 모양과 성격을 달리한다. 흙으로 빚었지만 단순한 흙이 아닌, 그것을 만든 이들의 영혼이 숨쉬고 있는 인형이 바로 토우이다.
토우가 뭐야?
토우(土偶)란 글자 그대로 토제의 인형을 뜻한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는 사람의 형상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동물이나 생활용구, 집 등 모든 것을 그 모습대로 본떠 나타낸 것을 일컫는다.
고대의 토우는 크게 나누어 장난감으로 만든 것과 주술용(呪術用)의 우상(偶像)으로 만든 것, 그리고 무덤에 넣기 위한 것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토우는 세계 어느나라, 어느 민족, 어느 지역이나 다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어서 각기 성격을 달리한다.
만드는 재료도 흙 뿐만 아니라 돌을 다듬어서 만들거나 동물의 뼈나 뿔을 쓰기도 하고 짚이나 풀로 만들기도 한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남아 있기가 어렵고 때로는 태우는 의식(儀式)을 치르는 경우도 있으므로 나무나 짚은 잘 남아 있지 않아 돌이나 토제, 기타 골각제(骨角製)만이 전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대체로 토우는 주술적인 신에의 희생용이거나 기원이나 숭배의 대상으로 쓰여진 토우의 경우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무덤에 넣기 위한 부장품이거나 아니면 무덤 속의 죽은 자에 대한 봉사자로 대신하기도 한다.
주술적인 우상의 경우 유방이나 둔부를 과장하여 나타낸 여성상이나 혹은 잉태한 어머니의 모습을 표현하여 특히 풍요를 비는 대지의 모신, 또는 여신으로 기원 숭배의 대상이 된다.
한국의 토우
한국의 학계에서는 지금까지 토기에 부착되어 있는 것을 토우라 하고 독립적으로 만든 것을 토용이라 부르고 있다. 그래서 신라의 독립적인 것과 통일 신라의 독립적인 것을 모두 토용이라한다.
한국은 신라의 토제 유물로 이른바 신라 토우가 있고, 고려시대에는 그 예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조선시대에 오면 명기(明器)라 불리우는 백자로 만든 무덤 부장품들이 사용된 경우가 발견된다.
신라 토우는 크게 나누어 이형 토기(異形 土器)라고도 하는 1) 상형 토기(象形 土器)와 독립된 형태의 2) 토용, 3) 장식용의 작은 토우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상형 토기는 페르샤 지방의 상형 토기와 비슷한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독립된 형태의 토용은 중국의 토용과 같은 성격의 유물이라 할 수 있다. 장식용 토우는 일본의 스에끼(須惠器)에도 비슷한 형태가 보이고 있다. 우리는 신라 토우를 통해 집 모양, 배 모양, 신발 모양, 복식, 마구, 주악, 가무 등 당시의 풍습과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다.
큰 것이 겨우 10 센티미터 정도에 불과한 장식용 토우들은 과감하다 할 정도로 생략 기법을 쓰고 있는데도 표현하고자 하는 특징을 잘 잡아내 충분히 작자의 의도한 바가 표출되고 있다.
얼핏 보면 아이들의 흙장난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보면 신라인들의 뛰어난 조형 감각과 해학이 그 속에 듬뿍 담겨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러한 토우들이 고려시대에 이르러 자취를 감춘 것은 고려시대의 불교적인 사회 분위기와 관련이 있는 듯하며, 조선시대에 와서 약간의 명기로 사용된 흔적을 볼 수 있는 점 등은 각기 그 시대의 사회나 종교적인 성격이 작용한다고 해석된다.
[상형 토기]
상형 토기(象形土器)의 특징은 내부가 빈 중공(中空)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묘사의 대상에 따라 인물형 토기, 동물형 토기, 기물형 토기로 나뉘는데, 동물형 토기에 속하는 이 신구형 토기는 거북의 몸체에 용의 머리, 꼬리 등이 복합된 상상의 동물을 표현한 것이다.
둥근 그릇 받침 위에 놓였는데 거북의 몸체에는 군데군데 영락(瓔珞)이 매달려 있고 등 뒤쪽에 주입구(注入口)를, 앞쪽에는 기다랗게 주출구(注出口)를 만들어 놓은 중공 형태의 용기이다.
[토용]
토용(土俑)이란 인물이나 동물을 본떴으나 상형 토기처럼 가운데가 빈 중공(中空)의 기형(器形)이 아니라 독립된 형식의 토우들을 말한다. 악기를 연주하는 인물상, 모자를 쓰고 슬픈 표정으로 서 있는 인물상, 하반신에 성기를 돌출시킨 인물상, 두 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인물상들이다.
이들은 소박하게 만들어졌지만 얼굴 표현 등에서 인간적인 면모를 느끼게 한다. 어떻게 보면 이들 토용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생략, 왜곡, 강조의 요소가 원시미술의 영향을 받은 현대조각의 그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장식용 토우]
장식용 토우들은 10 센티미터를 넘지 않는 작은 크기로서 간단한 손놀림이나 얼굴 표현으로 인간의 감정을 잘 나타낸 것들이 많다. 이 항아리에 붙어 있는 장식 토우들은 임신한 여인이 가야금을 타는 모습, 남녀의 성행위 장면, 개구리를 물고 있는 뱀, 새, 오리, 거북 등을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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