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티격태격 거리다가도 순간 함박눈이 펑펑 내리면 왠지 '피식' 웃어버릴 것만 같다. 아마 왜 싸웠는지조차 까맣게 잊고 예전처럼 친구와 팔짱을 끼고 함박눈을 맞으며 거리를 활보하지 않을까? 눈이 있어 좋은 곳! 눈 내린 어느 겨울날 훌쩍 그곳으로 떠나보자!
차항리 눈마을
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을 빠져나간 후 오대산 월정사 방면으로 돌아가면 황병산 줄기 남쪽에 들어앉은 차항리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겨울이 되면 이곳은 설국으로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고 눈을 보기 위해 설레는 발걸음을 한 외지인들을 맞는다.
차항리는 눈이 많이 내리는 고장인 덕분에 예전에는 동계 전국체전이 자주 열렸고 지금도 군인들의 스키훈련 캠프가 설치되기도 한다. 해마다 마을 사람들은 예전의 스키장 자리에 '대관령 자연설 썰매장'을 만들어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손수 제작한 사냥썰매와 설피가 바로 그것! 사냥썰매는 이름은 썰매지만 폭이 넓고 길이가 비교적 짧아서 스키와 썰매의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일명 눈신발이라고도 불리는 설피를 신으면 푹푹 발이 빠지는 눈길이나 미끄러운 길을 오르내리는 데도 보통 길을 걸어다니듯 편리하다. 차항리 눈마을 사람들은 눈썰매장에서 직접 제작한 설피(1벌 8000원선)와 사냥썰매(1개 5만원) 등을 기념품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눈 내린 내소사 전나무 숲
변산반도는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도 국립공원과 대한 8경 등의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그 아름다움은 내변산 좌우의 산들이 자아내는 경치와 내소사, 개암사, 월명암 등의 사찰 그리고 맞닿은 서해바다의 절경이 품어내는 것이다.
특히 천년고찰 내소사는 백제를 멸망시킨 당나라의 소정방이 다시 돌아올 거라는 이름의 전설을 지니고 있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대웅전의 꽃창살이 아름다운 곳'이라고 소개해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에 앞서 내소사로 들어가는 500여m의 진입로에는 전나무가 좌우로 쭉 뻗어 있어 장관을 이룬다. 특히 눈 내린 겨울날 그곳을 지나본 여행객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낀다. 기회가 된다면 내소사 옆자락으로 직소폭포까지 가는 것도 좋다.
[문의] 변산반도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63-584-8186
한라산 어리목
한라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등산로로 예전에 임금이 타고 다니던 말을 기르던 곳이라 하여 `어리목`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어승생 오름 아래 펼쳐진 드넓게 펼쳐진 어리목은 산악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다. 말이 풀을 뜯던 너른 초원위로 흰 눈이 소복이 쌓이면 어디에선가 노루들이 뛰어나와 진풍경을 이룬다.
또한 해마다 이곳에서는 한라산 눈꽃축제가 펼쳐져 한라산 설경의 아름다움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어리목을 지나 어승생악에 오르면 날씨가 좋을 경우 추자도와 비양도, 성산 일출봉까지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행운도 얻을 수 있다.
한라산 눈꽃축제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해발 1,950m)의 어리목 광장을 중심으로 제주도 전역에서 펼쳐지는 한라산 눈꽃축제는 섬 문화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겨울축제로 손꼽힌다. 이색썰매대회, 눈속보물찾기, 대나무스키, 조랑말썰매, 눈꽃트래킹, 뮤지컬 백설공주, 새끼돼지몰이, 눈꽃댄싱쇼, 폭죽쇼, 한라산 스노우보드 시연 등이 독특한 이벤트가 다양하게 펼쳐진다. 이외에도 관광객들을 위한 탐라 비경 사진전, 펭귄 수영 대회, 장작 윷놀이 등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장소] 한라산 어리목 광장
[주최] 제주도
[문의] 제주축제문화연구원 064-746-28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