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원장 김철호)은 5월 29일 창작악단 제68회 정기공연을 마련한다. 새로운 실내악 레파토리 확장에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창작악단이 올해도 새롭고 신선한 형식과 내용을 선보인다.
대편성관현악과 달리 실내악은 듣는 이에게 일정부분 이상의 음악적 경험과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흔히 음악을 듣고 즐기는 순서의 마지막에 실내악을 듣는다고 할 만큼 어렵다고 인식되어왔다.
동시대 음악이나 미술은 당대에는 좋은 평가를 받기가 힘들다. 작곡가가 시도하는 새로움은 청중들에게는 낯설고 어렵다. 국악실내악은 어떤 모습으로 청중에게 인식될까? 섬세한 표현과 친밀한 소통, 아름다운 조화의 실내악은 가장 자연과 가까운 형식이며 우리 선조들이 즐겨했던 음악형식이기도 하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표준적인 편성 없이 다양한 구조를 가지고 각 악기별 특성과 새로운 음색 등을 전통의 향기로 느낄 수 있다. 순수한 음향과 이야기로 음악 그 자체만의 세계를 보여줄 이번 공연은 국악실내악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옛 선조들이 즐겼던 풍류는 오늘의 작곡가들이 펼쳐내는 각자 다른 이야기로 구현된다. 풍요롭고 좋은 해를 소원한다는 문자적인 뜻만을 차용해 자연스러운 음악진행을 보여주는 전순희의 ‘기원(祈願) 경풍년(慶豊年)’, 20세기에 실크로드를 역이동한 고려인 노래에서 옛 선율을 찾으려는 꿈을 담고 고려인 아리랑의 변천을 표현한 김보희의 ‘고려인의 아리랑’, 한국 전통가곡의 뛰어난 독창성을 모티브로 삼은 구본우의 ‘찬가(옛 노래-가곡에 대한)’, 절제된 박자 속에 고요함과 무한한 움직임을 담아본 조원행의 ‘선(禪)’ 등이 발표된다.
서로 다른 내밀한 이야기의 주고받음과 호흡의 교환까지 가깝게 느낄 수 있고, 개성 뚜렷한 작곡가들의 작품이 한 무대에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전통적 색채와 리듬이 절묘하게 어우러지고,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음악의 진행을 거쳐 화합에 이르는 짜임새 있는 구성은 현대 전통음악을 듣는 또 하나의 재미를 줄 것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은 음악과 자연스러운 교감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며 새로움과 낯설음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격조 있는 국악실내악을 기대해도 좋다.
■ 프로그램
◇ 선(禪) / 작곡 : 조원행
◇ 심음(心音)Ⅱ / 작곡 : 김미정
◇ 찬가(옛 노래-가곡에 대한) / 작곡 : 구본우
◇ 관과 현을 위한 미메시스 / 작곡 : 이정면
◇ 기원(祈願) 경풍년(慶豊年) / 작곡 : 전순희
◇ 고려인의 아리랑 / 작곡 : 김보희
[공연일시] 2008년 5월 29일(목) 오후 7시30분
[공연장소] 국립국악원 예악당
[관람료] A석 10,000원 / B석 8,000원
[문의] 02)580-30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