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갤러리 온 에서는 보자기를 통해 일상의 삶을 사실처럼 그리는 작가 정병현의 보자기전 을 10월 24일부터 전시한다. 정병현의 이번 전시는 강인한 생명력과 세상과의 관계를 담은 입체와 평면그림 총30점이 전시된다.
소박한 시골에서 사는 정병현은 보자기를 그린다. 흔한 무명의 천으로 질끈 묶인 매우 화려하지도 다양하지도 않은, 싸고 풀기를 무수히 반복하여 구겨지고 또 구겨진 보자기 여밈을 사실처럼 그린다.
이것은 삶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어머니의 삶이여 또 현대인의 공허를 그리는 것이기도 하다. 보자기의 감싸기처럼 어머니의 삶에 대한 촉감과 기억을 반복하여 감싸고 다양한 관계의 얽혀있음을 감싸고 자신의 그리는 행위와 그 노동의 고통을 감싼다. 그림을 통해 묵묵히 느린 걸음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감싸 안는다.
정병현은 보자기 꾸러미들을 통해 그의 어머니를 그린다. 싸고 풀기를 무수히 반복하여 구겨지고 또, 구겨진 보자기 여밈은 삶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어머니의 삶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도 작가는 보자기를 나무틀 안으로 가져와 그 틀 안에서 정형화된 보자기의 여밈을 나무의 거친 결과 함께 반복적으로 화면에 담아낸다. 구겨지고 묶인 천의 세밀한 부분과 나무의 거친 결의 시각적 경험을 촉각적 경험으로까지 확장시켜 손으로 풀고 싶은 충동을 유발하고, 나무의 결을 만지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또,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 푸른 하늘이 보자기들 사이에 조각조각 존재한다.
정병현이 그린 보자기 그림은 단순한 보자기가 아니라, 보다 나은 삶을 찾아 끊임없이 이주하는(정신적인 고뇌와 갈등하는) 삶을 살았던 어머니의 삶을, 그리고 보통사람들의 삶을 상징하는 보자기인 것이다. 거기에는 자식을 위해 자신의 삶을 기꺼이 희생했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 있으며, 그 어머니로 상징되는 버팀목을 상실한 현대인의 공허함이 배어나 있다.
분주하게 옮겨 다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길 위에서 서성거리고 있을 뿐인 존재의 무상함을 불러일으키며, 그 삶을 인정하고 껴안는(모든 삶은 축복이다) 자기반성적인 자의식이 읽혀진다.
[전시 일시] 2008년 10월 24일(금) ~ 11월 12일(수)
[전시 장소] 갤러리온
[문의] 02)733-82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