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6월 12일부터 시작해 1944년 8월 1일로 끝을 맺었던 안네의 일기는 안네프랑크가 13살 되던 생일날 어머니로부터 일기노트를 선물 받고 쓰기 시작합니다. 안네의 일기는 마음속의 모든 비밀을 털어놓기 위하여 자신의 일기노트를 ‘키티’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안네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일기를 써 나갑니다.
그러던 중 1944년 봄 안네는 네덜란드 망명정부의 교육부 장관 볼케스타인의 목소리를 은신처인 다락방에서 숨죽여 귀 기울이던 라디오에서 듣게 됩니다. 방송을 통해 장관은 전쟁이 끝난 후 네덜란드 국민의 전쟁수기와 편지를 엮어서 공개할 예정이라 말했고, 안네는 그 방송 청취 이후 자신도 전쟁이 끝난 후 일기를 바탕으로 책을 내겠다고 마음먹습니다.
안네의 일기는 솔직하면서도 여성다움과 사춘기 소녀 특유의 발랄한 정신을 유지한 채 전쟁의 그림자를 매우 담백하게 그려나갑니다. 안네는 은신처 다락방에서 창밖을 내다보고 싶지만 독일 군에게 발각될까봐 그러지도 못했고, 맑은 달은 보고 싶어 했지만 역시 그럴 수 없었습니다. 또한 밖의 거리를 걷고 싶어 했고, 자유를 호흡하고 싶어 했으나 그럴 수 없었습니다.
안네의 일기를 읽은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참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나는 지금 안네보다 훨씬 더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잃어버린 꿈을 되찾았습니다.’ ‘현재까지도 지구 도처에서 벌어지는 테러와 독재와 전쟁과 분쟁에 대해서 새삼 많은 아픔을 안게 됐고, 이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또한 안네의 일기의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치는 안네 프랑크가 숨어 지내면서도 일상의 필요한 소망과 꿈들을 끊임없이 그리워했다는 끈덕진 희망의 빛입니다. 그 빛은 안네의 일기가 쓰여 진지 60여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아니 보다 더 은은한 빛으로 세계 각국의 모든 어린이들과 어른들에게 늘 따스하고도 신선한 감동으로, 품위와 사랑의 아름다움으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안네의 일기 전시회를 마련하면서 순수하고 순박하고 순결했던 안네의 삶과 영혼 앞에 한아름 사랑의 꽃을 바칩니다. 그리고 정말 오랜 기다림 끝에 한국을 방문한 안네의 영혼이 오늘의 이 전시장을 따스한 눈빛으로, 불굴의 불꽃으로 넉넉히 채워 넘쳐나는 것을 함께 한, 우리 모두가 진실로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안네 프랑크! 그리고 안네 프랑크를 아파하고 사랑하는 당신에게.
[전시 일시] 2009년 2월 14일(토) ~ 4월 12일(일) * 화~일 10시~6시 / 월요일 쉼
[전시 장소] 마포아트센터 갤러리 맥
[관람료] 관람권 5,000원
[문의] 02)3274-8600 / www.mapoartcenter.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