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씨구~ 좋다~” 란 소리가 퍼진다.
나이 지긋한 분들이 점잖게 앉아서 하시는 소리가 아니다. 젊은 사람들이 모여 추임새를 넣고 장단에 맞춰 박수를 친다. 장소도 범상치 않다. 소위 보통 말하는 홍대의 클럽 골목에서 들리는 소리다. 타악그룹 노름마치의 무대가 토요일 오후 홍대 클럽에서 마당을 풀었다. 지난 2007년부터 매달 셋째 주 토요일마다 우리의 소리와 장단이 홍대를 메우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국악은 나와는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생각 외로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 많더라구요, 동떨어지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주지 않았었구나... 하는 아쉽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부터 바꿔야겠다란 생각이 들었죠” 노름마치 김주홍 단장의 말이다.
이렇게 해서 시작한 노름마치의 클럽 무대는 올해로 3년째를 맞이했다. 함께한 연주자들도 가지각색이다. 플라멩코부터 인디밴드, 인간문화재에 이르기까지 과연 어울리기나 할까 한 팀들과의 작업이었지만 관객과 무대의 열정은 뜨거웠다.
“채 열명이나 될까 싶었던 공연도 많았죠. 그래도 꿋꿋하게 이어갈 수 있었던 건 반드시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건 모두 묵묵하게 함께 해준 클럽들의 지원 덕분이죠. 단순히 돈으로만 놓고 보면 저희는 공연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김주홍 단장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무대를 가능케 한 또 다른 힘은 홍대 클럽 문화다. 비주류가 주류가 될 수 있는 이 독특한 거리가 우리의 국악에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클럽들도 예술성과 대중성을 갖춘 국악팀들의 무대를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노름마치도 3년째 같은 자리에서 관객들을 마주보는 것이다.
지난 3월, 문화마을 들소리도 홍대 클럽을 찾았다. 어깨춤이 들썩 거린다. 월드비트 비나리가 홍대 골목을 가득 채운다. 사람마다 절로 신명에 젖어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북소리가 심장소리와 함께 울려 도저히 자리를 뜰 수 없었다는 관객들의 반응만 보면 흡사 록 공연인 듯 싶을 정도다.
또한 지난 1일에는 홍대 상상마당에서 국악을 접목한 고구려밴드의 무대가 올렸다. 200여명의 관객들은 인터미션 없이 진행된 3시간이 넘는 공연에도 관객들은 뛰고 뛰고 또 뛰었다. 홍대에 위치한 클럽과 공연장들이 새로움으로 무장한 국악팀과 함께 활발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홍대 클럽골목, 그 트랜디하고 묘한 느낌이 설레는 곳에 우리의 음악이, 우리의 장단이 함께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그 소통의 공간을 선사하고 있다. 주말 저녁 우리의 음악을 만나고 싶다면 주저 말고 홍대 앞 클럽골목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
[공연일시] 매월 셋째주 토요일 저녁 7시 30분
[공연장소] 홍대 Club Joker Red
[관람료] 전석 10,000원
[문의] 02)323-2257 / www.noreummach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