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폰>은 1994년 첫 작품을 올린 이후로 뉴욕에 바탕을 두고 꾸준한 실험적인 시도로 주목을 받고 있는 파운더리 씨어터(Foundry Theatre)가 시인인 아리아나 레인즈(Ariana Reines)에게 작품을 의뢰하여 탄생하게 되었다. <텔레폰>의 초연은 2009년 2월 오프-브로드웨이의 체리레인 극장(Cherry Lane Theatre)에서 켄 러스 쉬몰(Ken Russ Schmoll)의 연출에 의해 이루어졌다. 레인즈는 난해한 스타일의 시를 써온 젊은 여성 시인으로 미국의 시문학 장르에서는 이름이 익히 알려져 있으며 『소』(The Cow)로 2006년 알버타 상(Alberta Prize)을 수상하였다. 레인즈는 또한 버클리(U.C. Berkeley) 등에서 시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텔레폰>은 그녀의 첫 번째 연극 작품으로 그의 난해한 시만큼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인즈의 <텔레폰>은 뉴욕 대학 비교문학과의 교수로 자끄 데리다(Jacques Derrida)와 함께 해체주의에 관한 강의를 하기도 하였던 여성 해체주의 철학자 아비탈 로넬(Avital Ronell)의 저서 『전화번호부 책』(The Telephone Book)에서 그 내용과 스타일에 영감을 받아서 쓰여 졌다. <텔레폰>은 각기 다른 세 개의 파트가 서로 전화라는 모티브로 연결되어 내러티브를 엮어가는 패스티쉬(혼성 모방)라고 할 수 있는데 전화의 스위치보드처럼 각기 다른 시대와 공간을 가로질러 연결을 시도하며 의사소통의 (불)가능성에 대하여 시적인 이미지들을 그려내고 있다. <텔레폰>은 2009년 두 개 부분에서 오비 어워드(Obie Award)를 수상하였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1876년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Alexander Bell)과 그의 조수 토마스 왓슨(Thomas Watson)이 전화기라는 전기적 말하기와 듣기의 새로운 소통 장치와 방식을 만들어낸 과학적 사건을 통하여 소통의 기술적 확장과 의미에 대하여 그리고 있다. 벨의 전화기 발명은 개인적 동기에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청각 장애인 아내를 위해 시화법(Visible Speech) 등을 개발한 그의 아버지 알렉산더 벨과 같이 아들 벨은 또 그의 청각 장애 아내 메이블 허버드(Mable Hubbud)의 사랑을 얻기 위해 소리의 전달과 확장에 관한 연구에 매달리게 되었다. 그러나 <텔레폰>은 또한 벨의 전화기 발명이 전화기를 디자인하고 설계한 세심한 귀를 가진 토마스 왓슨(Thomas Watson)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는 것을 부각시키고 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칼 융(Carl Jung)의 실제 환자였으며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던 바벳 세인트(Babbet Saint)의 분열적 언어를 통하여 타인의 말을 듣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를 사색하고 있다. 바벳 세인트는 1887년 이후로 14년 동안 정신 병원에 감금되어 있었는데 그녀의 머릿속에 수많은 전화기들이 자신에게 전화하여 자신을 비방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분열증 환자의 특징적 병적 징후인 환청으로 세인트에게는 그 목소리들이 들리는 것처럼 여겨진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들렸다. 이러한 환청은 피해망상을 낳고 피해망상은 과대망상을 낳아 그녀 자신을 위대한 인물들이라고 이야기한다. 바벳의 환영의 세계는 전화선들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그녀를 유럽의 역사, 더 나아가 세계의 역사와 연결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말을 들어 줄 사람은 어디에도 연결되어 있지 않다.
마지막 세 번째 파트에서는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일련의 전화통화를 통하여 우리가 발전시킨 온라인 세상이 보다 더 이해와 사랑을 위한 소통의 공간이 되기를 염원하는 바램이 그려지고 있다. 서로 독립적으로 보이는 이 세 파트가 서로 서로의 에코가 되어 시적인 태피스트리를 자아내고 있다.
[공연일시]2010년 9월 9일 - 9월 19일 평일 8시, 토 4시 7시, 일 4시, 월 쉼
[공연장소] 대학로예술극장3관 (구 상상나눔 씨어터)
[관람료] 일반 20,000원 / 중고생 15,000원 *관람연령: 12세 이상
[문의] 02)741-3123~4
<텔레폰> 작품설명 
